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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 불탄 자리에서도
    새 생명이 돋아나는 것처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을 덮치고 동쪽 바다 끝까지 가서야 멈추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동에 가서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권정생 선생의 생가와 문학관을 찾았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처참한 흉터를 보면서 주민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 것을 느끼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불탄 자리에 작은 싹이 돋아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죽음 같은 땅에서도 새 생명이 돋아나는 것처럼 피해를 당한 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중단되었던 ‘종묘대제’가 올해는 제대로 치러지고 종묘 정전 보수공사도 마무리되면서 문화해설사 강근숙 선생이 원고를 써주셨고, 노숙인 한 분이 유기견을 길벗으로 받아들여 함께 지내면서 자립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마침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김성호 교수가 해외의 반려동물과 관련된 글을 보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영화 애호가이며 문화예술 수집가이신 고산姑山 선생이 영화 ‘더 이퀄라이저’를 소개하면서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써 만들어가야 한다는 뼈저린 말씀을 해주셨고, 파주 전시회에서 반갑게 만난 소엽 신정균 작가께서 힘주어 쓰신 약이 되는 글을 싣도록 허락해 주셔서 매달 한편씩 올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호 해외 여행기는 여행 작가이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을 지낸 황현탁 선생이 멕시코를 다녀온 글을 실었습니다.

    경기도박물관에서 6월 말까지 특별전시회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전시회의 주인공 김가진 선생은 우리에게 매우 생소한 분이나 독립문 글씨를 쓰셨고, 제2 독립선언서라고 할 만한 ‘조선민족대동단선언서’를 작성하신 분으로 대한제국, 한일강제병합,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과 같은 초창기 중요한 역사를 되살피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지요.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 5월 15일 스승의 날, 5월 21일 부부의 날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한 명만 있어도 노숙하지 않고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됩니다.

    지난번 대형산불은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들까지도 엄청난 피해를 입고 죽음을 당해야 했습니다. 몹시 안타까운 마음으로 현장을 둘러보고 작은 마음을 나눴으며, 5월호 표지 그림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사람과 동식물이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린 ‘노아의 방주’를 올렸습니다. 이 어린이의 염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다음 세대가 건강하게 자라며 희망찬 꿈을 펼쳐나가길 기원합니다.

    이천이십오년 오월
    길벗 발행인 안기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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